황금 물고기

‘시인 이철성의 시와 산문’

황금 물고기


중이염이 오래다.
오늘은 두꺼운 이불 두 개를 껴 덮고서
끙끙대다.
몸살과 감기
아내는 요즈음 마음의 병을 얻었나
분주한 끝에 가만 조각처럼 앉아 있어 가보면
눈물이다.
오늘
무거운 몸 둘이 줄 맞춰 누워
인생과
삶의 헛됨과
그 연약함을 논하다.
다섯 살 딸아이는 장난감 골프채를 휘둘러대며
침대와 방바닥을 뛰어다니다.
겁에 질린 우리의 몸뚱이를 가차 없이 밟고 지나는
빛나는 괴성
연약한 삶을 짓밟고 튀어 오르는
황금 물고기야.

시집 <비파 소년이 사라진 거리>에 수록된 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