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벼락을 짚고 쓰러지다!

 

세월에 휘청거리는 취객과

묵묵한 도심골목 담벼락의 맞장뜨기!

 

(예)술에 취한 사람이 담벼락에 대고

토해내는 환상의 페인팅 퍼포먼스!

 

‘페인팅 퍼포먼스 <담벼락을 짚고 쓰러지다!>’는, 술에 취한 자가 담벼락을 상대로 오바이트를 하고 오줌을 지리는 그 짧은 순간에 벌어지는 환영에 대한 이야기이다. 담벼락에 뿜어진 토사물들이 벽화로 화려하게 태어나고, 그 환영의 그림 속으로 술 취한 자가 빠져든다. 그러나 토사물 위로 지리는 오줌의 흘러내림과 함께 환영은 지워진다.

퇴근 후 만취한 중년남자와 도심 골목의 담벼락이 맞장 떠 한바탕 환상과 환멸을 만들어 내는 이 공연을 통해, 우리 시대의 ‘인간’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꿈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꿈이 사라지고 난 뒤의 일상은 어떤 모습일까. 환상의 한 중간에서 그는 왜 담벼락을 짚고 쓰러졌을까.
연출자이며 공연자인 작가는 거대 담벼락, 몸, 페인팅, 물 그리고 빛과 제3세계 악기소리들을 이용해 원초적 내면의 세계로 우리를 이끌어간다.

 

시놉시스

 

#1. 저녁, 담벼락

저녁 무렵, 만취한 중년 회사원이 거대하고 오래된 담벼락 밑에서 휘청댄다. 벽을 보더니 ‘야! 걔쉐!’ 라는 낙서를 갈겨쓴다. 이윽고 몇 번 깊은 토악질을 하고는, 벽에 토악질하는 사람의 실루엣을 휙 그리고 웃는다.

#2. 방의 환영

담벼락 밑이 자기 안방인 양 신발을 벗고, 벽에 옷걸이를 그려 옷을 벗어 걸고, 땅바닥에 대자로 눕는다. 누운 자리가 불편한 지 일어나서는 벽에 의자를 그려 않고, 책상을 그려 팔을 괸다. 이윽고 티브이 축구중계 소리가 나고, 그는 저쪽에 티브이가 있는 양 소리치며 열띤 응원을 한다. 갈증을 느끼며 일어난 그는 벽에 수도꼭지를 그리고는 튼다. 변기 물 내리는 소리가 나고, 담벼락에 매달린 하수관에서 물이 쏟아져 그는 흠뻑 젖는다.

#3. 원시림의 환영

그림의자에 앉아 꿈뻑꿈뻑 졸던 그가 열대림의 새소리를 듣고 일어선다. 새소리를 찾던 그가 벽에 창문을 그려 넣는다. 여러 새소리, 거대한 짐승소리들이 울려퍼진다. 그는 웃옷을 벗고는 롤러붓을 이용, 벽에 거대한 나무줄기를 그리기 시작한다. 나무그림은 긴 장대 롤러붓들을 이용, 길게 뻗어나간 가지들과 화려한 색깔의 이파리와 꽃잎들로 담벼락 가득 그려진다. 그는 그림그리기의 마지막에 폭죽을 이용, 공간 가득 꽃잎들을 휘날리게 한다.

#4. 환멸(환영의 사라짐)

이윽고 그는 요의를 느끼며 거대 나무기둥에 쉬를 한다. 그러자 담벼락 전체에 물이 흘러내리며 그의 그림이 지워지기 시작한다. 그는 심한 두통과 취기로 휘청대며 ‘담벼락을 짚고 쓰러진다’! 어지럽게 흘러내리는 거대 담벼락 밑에서 그는 간신히 일어나 다시 옷과 신발을 신고는 휘청대며 벽을 떠난다.

영상

사진